습작-스케치
무제 - 1
혼 그림
2008. 8. 11. 20:46
간밤에 퍼븟던 소나기가 창가로 물방울을 보냈다.
지난 봄 우리집 꼬마녀석들이 좋아하던 올챙이들은, 뒷다리가 나오더니 이리 저리 온 집안을 뛰어다녀
결국 자연으로 돌려 보냈다.
녀석들은 이제 큰 개구리로 자라 자연 생태계의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겠지.
그 자리를 붕어가 대신하였다.
올챙이 처럼 하루 하루의 변화를 볼 수는 없어 꼬맹이들에게 교육효과는 없지만
매일 먹이를 주는 일과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여섯개에 불과하였던 물풀이 어느덧 수십개의 식구를 거느리고
붕어집 지붕을 완전히 덮고 있다.
간밤에 요란하게 퍼붓던 소나기가 열어둔 창문으로 슬그머니 물방울을 보냈다.
물풀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앙증맞은 물방울이 싱그럽기만 하다.
초롱초롱한 물방울이 귀엽다고나 할까?
투명한 알갱이가 떼굴떼굴 구를 것 같다.
뜨거운 8월의 햇살에 짧은 수명이지만
잠시지만 싱그런 느낌만큼은 참 좋다.
아주 조그만 기쁨이 하루를 즐겁게 하였다.